1. 문장력
책 초반부에 오타들 및 비문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읽기의 흐름이 조금씩 끊긴다. 문장력이 그렇게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한, 문단 구성도 조금 거칠다. 글의 흐름이 너무 왔다갔다 하는 부분들이 눈에 띄고, 이런 요소들이 글쓴이가 하는 주장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조금 더 논리적으로 예시를 들어가며 '어떻게 문장력이 후진가'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좀 귀찮고 시간도 없으므로 패쓰. (한마디 덧붙이면, 김용민이 다른 잡지나 신문 등에 쓴 칼럼은 꽤 완성도 있는 글이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의 경우 급집필 한건지, 정성이 부족했는지.. 여튼 뭐 좀 아쉽다!)
2. 내용
이 책은 총 다섯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 챕터의 주장은 "2012년은 박근혜에게 내주고 2017년에 진보진영(예를 들면 조국)이 집권해야 한다"라는 내용이고, 두번째 챕터에서는 2017년에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7명의 정치인을 소개한다. 세번째, 그리고 네번째 챕터에서는 앞의 7명과 더불어 2017년의 유력한 대선 후보라 예상되는 조국에 대한 설명 및 분석을 기술한다. 다섯번째 챕터는 이택수, 공희준, 노혜경에게 '조국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저자의 독자적인 주장은 첫번째 챕터에 집중돼 있다. 즉, 2012년은 내주고, 2017년에 진보가 집권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진보집권플랜의 중심에 조국이 있다..라는 주장이다. 뒤의 다른 챕터들은 이 주장을 보충해주고 설명해주기 위한 자료들, 인터뷰들, 분석들이라 할 수 있다. 김용민은 몇가지 이유를 들며, 2012년의 진보 집권에 반대한다. 그 중 일부분을 살펴보자."솔직히 지금은 무르익지 않은 듯하다. 우선 갈급함이 부족하다. 무능하고 부패한 이명박을 청와대 저 자리에 앉힌 원동력, '부자 되게 해준다'는 욕망의 잔재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렬한 성찰이 뒤따르지 않았다. 또한 자본을 숭배한다. 탈세, 횡령, 부당세습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는 이건희가 '존경받는 기업인' 1,2위에 랭크되는 나라이다." (24p)
이에 대한 반론을 들어보겠다. 한번 더 보수 정권을 겪은 뒤, 2017년이 되면 과연 우리 사회가 저절로 바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신과 비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사회 전체의 구조가 계속해서 자본을 쫓아가고 부자가 아니면 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는 한,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대중들이 보편적 복지의 맛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그것이 우리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가늠해봐야 한다. 또 한가지, 박근혜라는 카드는 외면적 혁신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2012년에 집권할 경우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비교적 온전해 보이는 도덕성, 품격있는 태도.. 이러한 덕목들은 MB정부에게 대중들이 느꼈던 분노를 일부 잠재울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시장전체주의", 혹은 "잉여쾌락의 시대"는 더욱 굳건하게 이 사회에 내면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2012년 진보집권에 반대하는 여러가지 이유들을 김용민이 들고 있으니.. 책을 읽고 판단해 보시길.
3. 책의 구성
문제는 마지막 챕터의 인터뷰들이다. 특히 공희준의 인터뷰는 이 책의 저자인 김용민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내용이다. 대체 왜 이 인터뷰가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 들어가 있어야 할까? 물론 '나와 다른 관점을 소개한다'는 의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관점을 소개할 거라면, 그에 대한 재반박, 혹은 이런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저자의 시각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이러한 '정리'없이 반대되는 의견을 소개하는 것은 자충수가 아닌가 싶다. 게다가.. 공희준의 주장 자체가 논리적으로 빈틈이 많고, 편협한 시각을 밑바탕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책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 같다.
"강남좌파란 거, 사실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예컨대 강남좌파란 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표현이냐면 이 세상에 '여성친화적 성폭행'이란 게 있을 수 있나? '여성친화'건 '여성 비친화'건 간에 성폭행은 성폭행인 거다.
좌파를 표방하건 우파를 표방하건 간에 강남 사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민나 도로보데스', 즉 전부 도둑놈들이다." (173p)
ㅂㅅ 세키.. 강남좌파는 여성친화적 성폭행에 비유될 수 있는게 아니고, '여성친화에는 관심없지만 성폭행 반대'에 비유되야 맞는거다. 좌파건 우파건 강남살면 다 도둑놈이다? 나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21세기형 '수구'라고 생각한다. 음.. 더 이야기하기 귀찮다. 나중에 기회되면 공희준 같은 애들의 주장을 모아모아서 이야기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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